Ran Hwang: Becoming Again 2022-23
Robert C. Morgan

Ran Hwang is a Seoul-based multidisciplinary artist whose practice embraces many ways of working. In doing so, she favors diverse materials, both virtual and tactile, that extend beyond the limits of such familiar media as oil painting or casting in resin. Instead of painting on canvas, for example, Hwang will adhere buttons, beads, crystals, pins, and threads to Plexiglas and wooden panels. This is made evident, for example, in a work titled Healing Forest (2021), in which the artist’s choice of materials ultimately determined the form in a manner that one might consider a highly personal kind of assemblage.

The subtle impact of these materials creates a transformative surface that alters the way viewers think of two-dimensional art. Often the density of these surfaces overrides the painting while at the same time giving it a definitive presence. For the most part, Hwang’s choice of multiple materials—beads, buttons, etc.—instills a kind of visual tactility that suggests a quirky sensorial emphasis. This allows her audience to become engaged in both viewing and exploring these assemblages at the same time. Much of this is due to Hwang’s process-oriented point of view, instilled in her work from the beginning and thereby creating an emotional and spiritual balance between how we think and how we learn to see.

I would not be surprised if Ran Hwang’s current exhibition is the largest solo museum exhibition now on view in Florida, given the scale of her major multimedia installation works, such as Garden of Water (2010) and Becoming Again (2017). The former installation is remarkable in scale alone, as it includes a waterfall approaching the height of the museum with a pool beneath. This rarified experience is further accentuated by a video projection of a large-scale chandelier shown through the water, revealing the source of the light that accompanies the descending water. Together, this imagery and the sound of sporadically falling water, descending intermittently from a considerable height, create a spectacle that is mind-boggling to behold.

A third series of installations are linked to traditional signs and symbols transformed by the artist but maintain a presence of their own. In works such as Rest II (2009) and Contemplation Time (2014), expressive life-size figures—cut from Plexiglas—are positioned similar to the way they would have appeared in their original physical form centuries earlier. Again, the artist has chosen to adhere various elements, continuing symbolically with buttons and beads, to the figures as if to decorate their androgynous silhouettes. Clearly evoking aspects of Buddhism, these works are suggestive of the subtle intrusion of erotic spirituality so common in Asian art, even if it is not stated explicitly throughout the show.

In this context, the experience of walking through Ran Hwang’s exhibition can offer a sensibility of erotic calm. As is noted in the press release for the show, in Hwang’s major work, Becoming Again (2017), “the overarching theme … is a meditation on time and the transient and cyclical nature of life.” This aspiration continues throughout the exhibition, not only in the virtual and tactile works, such as the magnetic stillness found in the architectonic lightbox titled The Beginning of the Bright (2015), but also in the exactingly staged spaces between them. Within the brilliant diversity of materials and forms that make up Ran Hwang’s exhibition, the pathway through which a visitor moves also carries an undeniable sensory quality that is difficult to avoid.

For Ran Hwang, traveling between continents entails a constant exposure to different cultures. From her perspective, the conversation between east and west is essential. But ultimately, she works in accordance with the fundamental basis whereupon art transforms into its own reality. Hwang’s identity cannot be constrained to only one place or time. Rather, it is the means of bringing together where she is, and who she is, at any given moment—in other words, she transposes the stasis of being into the rejuvenation of becoming again.

 

황란은 서울에서 주로 활동하는 범용성 높은 예술가로, 그녀는 다양한 작업 방식을 포용하고 있다. 그녀는 추상적이되 실존적이고, 한계를 뛰어 넘었음에도 어딘가 친숙한 유화나 레진과 같은 다양한 재료를 선호한다. 그 예로 그녀는 단순히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것 대신 단추, 비즈, 크리스탈, 핀, 그리고 플렉시글라스와 목제 판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Healing Forest (2021)’이라는 제목의 작품에서는 작품을 제작한 예술가의 재료 선택이 궁극적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요소에 의해 고려된 결과의 집합임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교묘한 재료들의 영향은 작품의 표면을 변형 가능한 상태로 만들고, 곧 관객이 2차원적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 또한 전환시킨다. 이러한 표면의 밀도는 종종 그림의 존재를 무시함과 동시에 도리어 그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대개 황란의 비즈나 단추 등등을 포함한 다양한 재료는 시각적 촉각성을 부각시키고, 익살스럽게 감각을 강조한다. 그리고 관객이 시각적으로 감상하는 행위와, 작품의 많은 요소를 탐구하는 행위에 몰입하게 만든다. 이는 황란이 지향하는 관점에 의한 것이며, 처음부터 그녀의 작업을 뒷받침해왔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또 보는 것을 배우는지 감정적이고 영적인 균형을 형성해준다.

황란의 멀티 미디어 설치 작품, 예를 들어 ‘Garden of Water(2010)’와 ‘Becoming Again (2017)’을 보고 있노라면, 그녀가 진행 중인 전시가 플로리다 주 내에서 가장 큰 단독 전시라고 해도 놀랍지 않다. 박물관 천장 높이에 다다르는 폭포와 웅덩이로 이루어진 설치 작품은 단독으로 존재함에도 주목할 만하다. 이 희귀한 경험은 물에 비친 거대한 규모의 샹들리에의 영상과, 하강하는 물줄기와 함께 드러나는 빛의 근원을 통해 극대화된다. 이 광경과 높은 위치에서부터 간헐적으로 떨어지는 물줄기의 모습, 그리고 산발적으로 들려오는 물줄기의 소리는 상상하기 힘든 놀라운 장관을 연출한다.

설치 작품 중 세 번째 시리즈는 작가의 손에 변형된 전통적인 문양과 상징과 연관되어 있지만, 그들만의 존재감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다. 플렉시글라스를 잘라 만든 실감나는 실물 사이즈의 ‘Rest II (2009)와 Contemplation Time (2014)’는 그들이 수 세기 전 본래 모습으로 존재했을 때의 모습을 본따 배치된다. 다시금 작가는 단추와 비즈를 상징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그들의 중성적인 실루엣을 장식하기라도 하듯 연출하길 선택한다. 이는 당연하게도 불교와 관련된 요소를 보여주는 것이며, 아시아 예술에서 흔히 보이는 성적인 영성을 은근하게 자극한다. 비록 이 사실이 전시 중 분명히 명시된 것이 아니라도 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황란의 전시를 거니는 경험을 하고 있으면 성적인 평화의 감수성을 얻을 수 있다. 황란의 주요 작품인 ‘Becoming Again (2017)’ 전시에 대한 보도 자료에서 언급되었듯이, ‘가장 지배적인 주제… 이는 시간과 일시적이고 순환하는 삶의 법칙에 관한 명상이다’. 이러한 열망은 단순히 추상적이되 실존적인 작품만을 감상할 때 만이 아니라 전시 내내 이어진다. 예를 들어 ‘The Beginning of the Bright (2015)’라는 작품에서 건축학적으로 설계된 매력적인 조명 상자를 곁에 비치된 정확히 계산된 여백의 공간에서 감상할 때도 마찬가지다. 황란의 전시를 구성하는 훌륭한 재료의 다양성과 형태 속에, 이를 관객이 가로지를 수 있게 하는 길은 부정할 여지가 없으며 결코 무시하기 힘든 감각의 질을 품고 있다.

황란 작가의 대륙을 넘나드는 여행은 다양한 문화를 지속적으로 접할 기회를 준다. 그녀의 관점에서 동서양의 대화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녀의 예술은 결과적으로 예술을 독자적인 현실로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개념과 일치한다. 황란의 정체성은 한 장소나 시간대에 국한될 수는 없다. 그보다는 주어진 순간에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그녀가 누구인지 하나로 모으는 것에 의미를 둔다. 다르게 말하면 그녀의 존재의 정체는 매 순간 회귀한 상태로 다시금 존재한다는 것이다.